과학이야기
기차의 '덜컹' 소리는 왜 날까? 레일 과학의 비밀
노세씨
2025. 8. 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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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기차를 타면 '덜컹덜컹'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본 경험, 다들 있으시죠? 기차가 달리는 내내 끊이지 않는 이 소리에는 아주 흥미로운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단순히 바퀴가 레일 위를 지나면서 나는 소리가 아닙니다.

소리의 핵심 원리: 바퀴와 레일의 불완전한 만남
기차의 덜컹거리는 소리는 근본적으로 바퀴와 레일 간의 불완전한 접촉과 충격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 현상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레일 이음매(Gap)의 역할: 기차 레일은 열팽창과 수축에 대비해 일정 간격으로 이음매를 두어 연결합니다. 바퀴가 이 이음매를 지날 때, 아주 짧은 순간 공중에 떴다가 다시 레일에 닿으면서 충격이 발생합니다. 이 충격이 바로 '덜컹' 소리의 주된 원인입니다. 마치 계단을 쿵쿵 내려갈 때 발소리가 나는 것과 같은 원리죠.
- 바퀴의 마모: 기차 바퀴는 계속되는 마찰로 인해 미세하게 닳습니다. 특히 편마모나 편평점이 생기면, 바퀴가 회전할 때마다 레일과 불균등하게 접촉하면서 소음과 진동을 더 크게 유발합니다.
진동과 공명의 마술
'덜컹' 소리는 단순히 충격음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바퀴와 레일의 충격으로 발생한 진동은 레일을 타고 멀리 퍼져나갑니다. 이 진동은 기차의 차체와 내부 부품으로 전달되면서, 각 부품이 가진 고유한 진동수와 만나 증폭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공명 현상이라고 합니다. 공명 현상으로 인해 기차 소리는 더욱 크고 풍부한 울림을 갖게 됩니다. 마치 기타줄을 튕기면 기타 몸통이 울려 소리가 커지는 것처럼 말이죠.
소음을 줄이기 위한 노력
오늘날에는 이런 덜컹거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음매를 최소화하기 위해 레일을 용접해서 하나의 긴 덩어리로 만드는 장대 레일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바퀴와 레일의 마찰을 줄이는 윤활 기술과 진동을 흡수하는 차체 설계도 한몫합니다. KTX 같은 고속 열차에서 '덜컹'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다음번에 기차를 탈 기회가 있다면, 이 '덜컹' 소리에 한 번 더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 소리가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과학과 안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기차 여행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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